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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19 조선비즈_잡스 몰아낸 존 스컬리 "대의명분이 세상을 바꾼다....헬스케어에서 성공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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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몰아낸 존 스컬리 "대의명분이 세상을 바꾼다....
헬스케어에서 성공하려면 노블코즈를 찾아라"

허지윤 기자   김민지 인턴 기자

입력 : 2017.01.19 19:06 | 수정 : 2017.01.20 11:00

 

“나머지 인생을 설탕물이나 팔면서 보내고 싶습니까. 아니면 세상을 바꿀 기회를 갖고 싶습니까?” 

1983년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잡스가 펩시의 최연소 최고경영자(CEO)였던 존 스컬리(John Sculley)를 스카우트하면서 한 말이다. 잡스의 제안을 받아들인 뒤 애플의 CEO가 됐으나 1년만에 잡스를 쫓아낸 사람이 바로 그다. 

‘마케팅의 황제’, ‘스마트폰의 아버지’ 등으로 불리는 실리콘밸리의 살아있는 전설 존 스컬리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았다.

19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IPMC(International Precision Medicine Center, 국제정밀의료센터)가 주최한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정밀의료와 헬스테크놀러지’를 주제로 강연하기 위해서다. 
 

19일 IPMC 컨퍼런스에 참가한 존 스컬리(John Sculley)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 /김민지 인턴기자
 19일 IPMC 컨퍼런스에 참가한 존 스컬리(John Sculley)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 /김민지 인턴기자

◆ 대의명분을 찾아라 

“노블 커즈(Noble Cause)”

이날 존 스컬리 전 애플 최고경영자가 강연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다. 

그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대의명분’을 뜻하는 노블 커즈를 추구함으로써 세상을 바꿔 나갔다”면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헬스케어 산업 역시 ‘노블 커즈’ 정신에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모두 노블 커즈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존 스컬리는 “페이스북은 모든 개개인을 연결시킨다는 큰 뜻 하에 만들어졌고, 구글도 모든 사람들이 지식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명분이 있었다”면서 “정밀의료 산업도 이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스컬리는 “혁신을 일으킨 기업들의 공통점은 우선 정말 심각한 고객의 문제부터 해결하는 데서 출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들도 결국 고객이다. 우리의 헬스케어 시스템을 보면 현재 환자를 제외한 다른 모든 것에 신경쓰고있다. 가령 보험사가 얼마를 내는지, 의료과실이 있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병원 운영 등에 초점을 두고 환자는 뒷전”이라며 “환자를 더 신경써야한다. 헬스테크놀로지가 발전하고 지속가능한 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환자, 즉 소비자에게 무엇이 중요한가를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존 스컬리가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IPMC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류현정 기자
 존 스컬리가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IPMC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류현정 기자

존 스컬리는 버락 오바마의 대표적인 보건의료정책 ‘오바마케어’ 존폐를 둘러싼 미국 내의 정쟁과 미국의 보건의료시스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의료 시스템도 근본적으로 국민의 건강 증진을 최우선으로 하고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보건의료체계를 환자들에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를 가장 먼저 고민해야한다”며 정밀의료 기술로 이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컬리에 의하면 미국의 의료 시스템은 행정비용·불필요한 의약품 처방 등에 너무 많은 돈이 낭비된다고 한다. 그는 “미국인의 5%를 차지하는 만성환자들이 연간 미국 의료 지출의 49%를 쓴다. 매년 1500억 달러가 불필요한 행정비용이다. 3500억달러가 불필요한 의약품 처방에 들어가고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PC, 인터넷 등의 수많은 기술 개혁이 있었는데 이를 보건의료체계 개혁에 활용하지 못했다”며 “과도한 의료비 지출과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정밀의료가 큰 역할을 할 것이며 미 보건의료체계도 이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기술 혁신은 문턱만 넘으면 가파른 상승 곡선”

이날 스컬리는 “오늘날 실리콘밸리의 기술 혁신은 ‘지수함수 곡선의 법칙’을 따른다”고 말했다. 기술의 수준이 어느 정도 문턱만 넘어서면 매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진보한다는 말이다. 

그는 지수함수 곡선의 법칙을 이해하지 못해 실패한 필름회사 코닥을 예로 들면서 “우리는 이미 과거 기업들의 경험을 통해 기술의 지수함수 곡선을 잘 알고있다”고 주장했다. 코닥은 디지털카메라를 최초로 출시하며 한때 기술 혁신을 이룬 기업이지만 지수함수 곡선을 그리며 급격히 발전하는 기술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했다.

스컬리는 정밀의료 산업도 이 지수함수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어떤 기술의 문턱만 넘으면 정밀의료 산업은 무섭게 발전할 것이라는 말이다. 코닥 같은 과거 기업들의 행보를 분석해 이에 잘 대응하면 미래 헬스케어 산업을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존 스컬리는 “ 35년전에 함께 일했던 스티브잡스, 빌게이츠 같은 새로운 리더들이 오고 있다”며 “나는 의사가 아니라 데이터 과학자이지만 많은 호기심을 갖고 있다. 정밀의료 분야에서도 성장과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19/2017011902614.html#csidx0616ef4e9c467ebb300d43c084bda83 onebyone.gif?action_id=0616ef4e9c467ebb3